200504162139
깡통 모임 (그리고 Brain Storming)
회사에 그런 게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일하기 싫을 때(는 농담이고 오히려 일을 제대로 하려고) 회사 밖 외딴 곳에 모여서 이런저런 회의를 하고 체육활동도 하고 밤에는 같이 술도 마시고 하는 아주아주 건전한 모임입니다. 원래 이름은 영어이니 알아서 추측하시길….
이번 모임은 이천에 있는 연수원에서 했는데, 신입사원 연수 이후 두 달만에 다시 간 셈입니다. 오전 중에는 주로 성과 발표 및 파트별 회의 등을 하였고, 오후에는 이런저런 재미있는 활동을 했는데, 삼행시 짓기 해서 선물도 받았습니다. 후후.. 체육관에서 농구, 족구, 줄다리기, 미니 축구로 이루어진 체육대회도 했구요. 젊다는 이유로 남들보다 훨씬 많이 뛰어야 했던….
오전 중에 파트별로 Brain Storming을 했는데, 갑자기 입사 연수 때 받은 Brain Storming 강의내용이 생각났습니다. 흔히 단순히 아무 생각이나 말하는 걸로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하려면 그것도 일정한 절차가 있더군요. 연수 때 강의를 해 주신 강사분이 정말로 재미있게 가르쳐주셔서 기억에 남는데, 소개할 겸 한 번 써봅니다. 기억에 의존한 거라 잊어버린 부분이나 불명확한 부분도 다소 있지만 그래도 대강은 기억이 나네요. 단, 어디까지나 제가 이해한 대로 기술하는 것입니다.
- 주제를 정한다
- 주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돈을 벌자”라는 주제는 적합하지 않지만, “10년 이내에 3억을 벌자”라는 식으로 기간과 목표 수치 등이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물론 세상 모든 문제가 이런 식으로 될 수는 없겠지만, 어디까지나 업무에 관련된 한 이렇게 정해야겠죠)
- 의견을 모은다
- 흔히 Brain Storming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단계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할 수 있는 의견을 자유롭게 모은다. 하지만 의견을 모을 때도 몇 가지 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일단 시간은 19분 혹은 29분 으로 제한한다. 오랜 시간 의견을 낸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짧은 시간에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되도록 많이 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의견을 내는 것이므로 각양각색의 아이디어가 나오겠지만, 이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1) 비판 금지: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상대방의 의견이 아무리 바보같이 들릴지라도, 설령 앞서 나온 의견과 차이가 없어보여도, 비판하지 말라. 나온 의견에 대해서는 “참 좋은 생각입니다”라고 칭찬하라. 2) 질보다 양: 양보다 질이 아니다. 좋은 생각을 내기 위해서 끙끙대지 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바로바로 입밖으로 내라. 19분간 나온 의견의 수가 100개 정도이면 적당하다. 3) 남의 의견에 편승하라: 반드시 독창적인 것만 말할 필요가 없다. 남이 말한 의견에 아주 조금만 덧붙여서 말해도 충분하다. 그러는 와중에 정말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가능하면 많이 편승해서 생각의 가지를 쳐나가라. 4) ???: 전부 네 가지 규칙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하나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ㅜ.ㅜ 혹시 나중에라도 다시 기억나면 추가하겠습니다.
- 의견을 기록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말한 그대로 적어야한다. 임의로 해석하거나 판단하여 고치거나 생략해서는 안된다.
- 가치를 판단한다
- 이제 모두의 앞에 적어도 100개 이상(2번이 제대로 되었다면)의 의견 목록이 놓여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의견을 모두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토론과 협의를 거쳐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판단 기준은 실효성 과 실행가능성 인데, 실효성이란 어떤 의견을 실행을 옮겼다고 가정할 때, 목표 달성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를 따져보는 것이다. 실행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되었다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앞서 말한 “3년간 10억 벌기”에서 “로또를 사서 당첨된다”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할 때, 가능성은 따지지 않고 그 실효성(효과)는 그야말로 만점인 셈이다. 반면에 실행가능성은 그 의견이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것인지를 따지는 것인데, 로또 당첨의 경우 실행가능성은 빵점에 가까운 셈이다.
- 각 의견에 대해서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따져야 하는데, 의견의 개수가 많으므로 5개 정도씩 나온 순서대로 묶는다. 이렇게 묶인 1번부터 5번까지 있을때, 우선 실효성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 평가는 해당 의견에 대해서 개인이 잠시 시간을 갖고 평가한 뒤, 동시에 손가락을 펴서 점수를 매긴다. 최고점이 5점, 최하점이 1점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어느 한 쪽으로 편중된다면 (대부분 1,2점이거나 4,5점일 경우) 대략적인 평균점으로 매기면 된다. 만약 3점이 많이 나오고 나머지 의견이 분산된다면, 1,2점을 매긴 사람과 4,5점을 매긴 사람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다른 구성원에게 설명한 다음, 다시 점수를 매긴다. 만약 이렇게 해서도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 그 의견은 판단을 보류한다. (보류된 의견은 $@#%@#^한다. 기억이 안남 ;;;) 5개 의견 모두에 대해서 실효성 평가가 끝나면, 다음은 실행가능성에 대해서 같은 방법으로 차례대로 평가한다. 이렇게 5개씩 묶어서 모든 의견에 대한 평가를 실행한다.
- 결과를 분석한다
- 모든 의견에 대한 평가가 끝나면, 각 의견이 받은 점수에 따라서 다음과 같이 네 그룹으로 분류한다.
1) 실효성, 실행가능성 모두 높은 경우(4점 이상): 뭘 망설이는가? 즉시 실행하라. 2) 실효성, 실행가능성 모두 낮은 경우(2점 이하): 실행할 수는 없는 의견이지만, 이것들은 좀 더 좋은 의견을 내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3) 실효성은 낮지만 실행가능성은 높은 경우: 실행여부를 놓고 조직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4) 실효성은 높지만 실행가능성은 낮은 경우: 이 그룹은 매우 중요하다. 큰 사고를 칠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각 의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방법이나 내용을 조금 바꾸어 실행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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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1)에 해당하는 의견은 전체의 5%정도라고 한다. 만약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면 둘 중의 하나. 평가가 잘못되었거나 천재들이 모인 그룹이다. 하지만 4)에 있는 의견이 1)보다 더 의미있을 수도 있고, 2)나 3)이라고 해서 그냥 버리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그룹은 모두 의미가 있으며,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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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6 21:39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