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00005

발화 그리고 소화

퇴근 길에 정류장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어디선가 약간 달콤하면서도 타는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원인은 옆에 놓여 있는 쓰레기통 속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서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연기가 점점 많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그대로 두면 십중팔구 불이라도 붙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떻게 할까, 그냥 모른 척 하고 버스나 타고 가버릴까, 하고 생각하던 중, 마침 가방 안에 먹다 남은 물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꺼내서 물을 붓기는 좀 민망하고, 한 모금 마시는 척 한 다음 통을 기울여 적당히 입구에 부었다. 다행히 연기는 금방 가라앉았고, 얼마 안되어 버스도 도착해서 정류장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고 싶은 말은,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자들아 저주를 받을지니.

  • 2005/11/10 00:05 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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