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11220
<무라카미 라디오> - 도너츠
- 이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에 실린 글을 제멋대로 번역한 것입니다.무라카미>
이번은 도너츠 이야기입니다. 그러하오니 열심히 다이어트 하고 있는 분들은 아마 읽지 않는 쪽이 좋겠지요. 뭐라해도 도너츠 이야기이다보니깐. 난 예전부터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너츠는 예외로, 가끔씩 이유도 없이 그냥 먹고 싶어질 때가 있다. 어째서일까? 생각해보건데, 현대사회에 있어서 도너츠는 단순히 가운데 구멍이 뚫린 튀김과자에 그치지않고, <도너츠적이 되는=""> 요소들을 총합해서 링 상태로 집결하는 하나의 구조라고까지 그 존재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닐까... 에, 그러니깐 미리 말해서 단지 도너츠가 엄청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보스턴 교외에 있는 타프쓰 대학에서 <식객 소설가(writer in residence)>로 머물고 있을 당시 학교에 가기 전에 종종 도너츠를 샀다. 가는 도중에 있는 서머빌의 던킨도너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홈컷트>를 두 개 사고, 가지고 간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받아 종이봉지에 넣고 내 오피스로 간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고 도너츠를 먹으면서 반나절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쓰거나 방문한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가 고파지면 차안에서 그대로 도너츠를 베어무는 경우도 있었다. 덕분에 그무렵 내가 운전하던 폴크스바겐 콜래드의 자리엔 항상 도너츠 부스러기가 넘쳐났다.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시트에는 커피 얼룩도 묻어있었다. 그런데 도너츠의 구멍은 언제 누가 발명했는지 아십니까? 모르시겠죠. 전 알고 있습니다. 도너츠의 구멍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47년으로, 장소는 미국의 메인 주에 있는 캠덴이라고 하는 작은 마을. 어떤 빵집에서 핸슨 그레고리라는 15살의 소년이 견습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가게는 매일 튀긴 빵을 많이 만들었는데 빵 안쪽까지 불길이 통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효율이 떨어졌다. 그걸 본 핸슨군은 어느날 빵의 가운데에 구멍이 있으면 열기가 훨씬 빨리 통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겼다. 그러자 튀기는 시간도 확실히 빨라졌고 만들어진 고리 모양의 빵도 모양도 신기하고 바삭한 게 맛도 좋아서 먹기 쉬웠다. <어이어이, 어떠냐 핸슨?> <응, 나쁘지 않은데요, 점장님> 이렇게 하여 도너츠가 탄생하였다. 그렇게 방금 보고 온 것처럼 분명히 설명을 듣고나면 <어이어이 진짜야="">라고 눈썹에 침을 바르고 싶어지지만(일본 속담이나 관용구인듯) 확실히 책에 실려있는 내용이니깐 진짜인 듯 싶다. 방금 막 튀겨낸 도너츠는 색도 예쁘고 냄새도 좋고 바삭하게 깨무는 맛도 좋아서 무언가 사람을 열중하게 만드는 선의로 가득차 있네요. 계속 먹어서 기운을 냅시다. 다이어트 같은 건 내일부터 하면 되지 않습니까.어이어이>홈컷트>도너츠적이>
- 2005/12/11 12:20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