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11938

<무라카미 라디오> - 가르칠 수 없다.

  • 이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에 실린 글을 제멋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나쯔메 소세키가 학교 선생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도련님>의 주인공은 수학 교사였지만 소세키 자신은 영어를 가르쳤다. 그당시로는 드물게도 영국유학까지 했던 터라 발음이 빼어나고 훌륭해서 학생들이 모두 경탄했다고 한다. 열심히 하고 능력있는 선생으로 기성 교육법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교육법을 갖고 있어서, 엄격하긴 했지만 많은 생도들에게 존경받았다. 그렇지만 본인은 <나는 교사는="" 맞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동경대 교수 자리를 차버리고 작가가 되었다. 그거야 뭐, 매일 어딘가로 출근해서 남들을 가르치는 것보다야 집에서 좋아하는 소설을 쓰는 쪽이 즐거울 거라는 건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소세키는 물론 나중에 작가로서 대성해서 일본근대문학의 토대를 닦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만년에는 건강이 나빠져서 자택의 침상에 엎드려 있었다. 여하튼 위가 아팠다. (딱 봐서 위가 망가질 것 같은 타입의 사람이네요) 그런데 어느날 제자인 스즈키 미에요시(이름은 한자로만 되어 있어서 추측하였음)가 문병을 오니, 선생은 차 마시는 툇마루에 엎드려서 더러운 옷을 입은 근처의 12, 13살쯤 되어보이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여전히 위가 아픈 듯 기운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가르치는 것은 평안하고 친절했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 미에요시가 <쟤네들은 어디="" 아이들이죠="">하고 물으니, <어디 애들인지,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온거다. 나는 바쁜 사람이라 오늘 하루만은 가르쳐주마. 대체 누가 나한테 배우러 오라고 말을 했더냐라고 물으니깐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니 영어도 알 것이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하더군.>라고 소세키가 대답했다. 하지만 위의 아픔을 억누르고 근처의 더러운 아이들에게 <잠시 뿐이다.="" 아저씨는="" 바쁜="" 사람이니깐.="">이라고 말하면서 툇마루에서 초급영어를 가르치는 소세키의 모습이라니 꽤 기분좋네요. 미소가 지어져요. 이건 <영어교사 나쯔메="" 소세키="">라는 책에 소개된 에피소드입니다. <나는 교사는="" 맞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소세키는 가르치는 것 자체는 싫어했던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자랑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예전부터 서툴렀다. 혼자 스스로 꼬물꼬물 무언가를 익히는 것은 그리 어렵진 않지만, 그것을 되새김질해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를 못한다. <그렇다는 건="" 결국="" 제멋대로인="" 성격인거네="">하고 아내는 냉정하게 말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단지 서투른 것 뿐이다. 가르치는 동안에 안절부절 못해서 내 가르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은 저멀리 잊어버리고 <어째서 이런="" 것도="" 모르느냔="" 말이야="">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릇이 작달까, 정말이지 좋은 선생이 될 수가 없다. 옛날에 타격의 극의에 대해 질문을 받고 <그러니깐 말이죠, 날아오는 공을 힘껏 쳐버리면 됩니다>라고 진지하게 대답한 어떤 대타자가 있었는데 그 기분 나는 모르지 않는다. 말하는 내용 자체는 앞뒤가 맞는 셈이니 말이다. 그 사람은 현역을 은퇴해서 어떤 팀의 감독이 되었는데 역시 세상에는 가르치는 것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 2005/12/11 19:38 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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