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92203

오랜만에 옛글을 뒤적이다

한동안 손대지 않던 블로그였지만, 그동안 쓴 글을 그냥 묻어버리기는 아깝다.

예전처럼 많은 글을 쓰기는 어렵겠지만,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말자.

살면서 이따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자랑하고 기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얼마 전에 집에 있던 책상을 버리면서 안에 쌓여있던 물건들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한 서랍 안에는 국민학교 때 썼던 일기장이 수북히 쌓여있었다. 대충 훑어보니 2학년에서 6학년까지 쓴 것 같은데, 공책 수십 권 분량은 되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날그날 놀고 보고 혼나고 느낀점을 나열했을 뿐이지만 십여 년 지난 오늘에 와서는 그때를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되었다. 마침 간만에 집에 돌아와있던 누나가 엄마를 불러 함께 일기장을 읽어보았는데, 문장 하나 표현 하나 읽어가면서 어떤 때는 깔깔대고 어떤 때는 감탄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기를 쓸 당시라면 가족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을 일기였건만, 이제는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된 셈이다. 이렇듯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쓴 글조각이라도 훗날 즐거이 읽어볼 수 있다면 글을 쓰는 수고로움도 좀 더 의미를 가지게되는 것 아닐까.

  • 2007/04/09 22:03 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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