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42303
라플라스의 악마
라플라스의 악마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모든 우주의 모든 현재 상태와 그것을 움직이는 힘과 법칙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지성 - 이 지성에는 우주의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며 불확실한 것은 없다.”
는 것이 요지인데, 뉴턴과 칸트 시대의 결정론적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양자역학 등이 등장한 현대 과학에서는 사장된 개념으로 보고 있다.
과학적인 접근 방법은 잘 모르니 차치하고 전산쟁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라플라스의 악마가 실존 가능하다고 할 경우 이것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 보았다. (광역버스를 한시간씩 타고 있으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만약 현재 우주의 모든 입자의 상태 집합을 S, 움직이는 규칙의 집합을 R이라고 한다면, 이 구현된 “악마”는 S과 R의 상태를 저장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S를 저장하기 위해 물리적인 저장 공간의 입자들이 재배치되어야 하는데, 이 입자들의 상태만을 나타내는 집합을 S’라고 한다면 실제 S는 원래 S와 S’의 합집합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구해진 S(합집합)S’는 앞서 말한 S’와도 다르기 때문에 다시 바뀌어야 하는데, 결국
S <– S(합집합)S’ S’ <– S’(합집합)(바뀐 S를 저장한 상태)
이 과정이 무한히 일어나야 한다.
결국 최종 S의 값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구현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는데 (버스안에서), 인간처럼 의지를 갖고 움직이는 물체 역시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등의 별별 태클이 가능하겠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만 따졌을 때 (인간의 의지 역시 물리적 현상에 불과하다거나 아예 모든 생명체를 없애버리고서라도) 역시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재귀적인 집합의 정의가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확신이 없다. 공부를 잘 안해서…
결론 :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있으면 참 별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 하게 된다.
- 2008/06/14 23:03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