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42328
공대생 잡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지난 주말+월요일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강원도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때 느낀 점이 있어서 잠깐 끄적대보자면…
같이 간 녀석들은 영락없는 공대생들이다. 전공으로 따지면 전산과 넷에 재료과 하나. 그래서인지 놀러가서도 짬짬이 그 특징을 그대로 보였는데, 예를 들면 카지노에서 각 경우의 수를 세어서 기대값을 따져보거나, 경사로 표지판의 값이 탄젠트라는 둥, 소양강댐 안내 표지판의 숫자를 꼼꼼히 읽으면서 이런저런 토론을 하는 따위의 행동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였다.
그런데 이런 류의 대화를 하고 있으면 정말 친구들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회사에서는 일년 내내 팀사람들하고 지내도 거의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팀 사람들 역시 거의 대부분 (아마 전부) 공대 출신임에도. 별로 시도해보고 싶지는 않지만, 팀내에서 이런 화제를 꺼냈다가는 눈총만 받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별로 공대생 티를 내고 싶지 않는 건지? 아니면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어 익숙하지 않은 건지? 아니면 회사 일과 생활이 바빠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없어진 건지?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입사 후 소위 공대생틱한 주제로 토론해 본 기억은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가끔씩은 그런 토론을 하는 게 즐겁다. 물론 매일 매시간 계속 한다면 지겹겠지만. 사실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사람들하고 회의하거나 보고서 쓰거나 일정 확인 하거나 인트라넷에서 뭐뭐 신청하는 게 대부분이라 머리를 굴릴 일이 거의 없는 편이다. 가끔이라도 이런 대화를 통해서 기분 전환 겸 굳어가는 머리도 돌려주고 싶지만 그저 희망사항일 뿐.
그런 면에서 볼 때 용희누님이 가끔 만나서 밥먹을 때마다 수학 얘기나 문제를 갖고 와서 신나게 떠드는 기분도 이해가 된다. 물론 별로 밥먹으면서 듣고 싶은 얘기는 아니지만서도.
- 2008/08/04 23:28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