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11305
마이애미 (2)
2006년에 마이애미 출장을 갔을 동안 매일 저녁 그날 한 일을 수첩에 적어뒀다. 그 수첩을 버리기 전에 여기에 옮겨본다. 빨간색 글씨는 지금 추가하는 내용임.6/20 (화)새벽 4시 반에 눈이 떠졌다. 어째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시차적응이 안되는 느낌. 6시 넘어서 일어나서 정리하고 씻고 아침을 늦게 먹었다. 오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 떄문에 방안에서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하늘에 구름이 많아서 햇빛은 없었다. 적당히 빨리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서 노천에 있는 자리에 앉았는데, 곧바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열대지방의 스콜이라고 부르는 녀석인 모양이다. 우리 나라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으로, 한 5~10분 정도 미친듯이 쏟아붓고 싹 그친다. 실제로 밥을 다 먹고 나오자 바닥은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물기 한 점 없었다.식사는 간단하게(?) 나왔다. 덕분에 간신히 반쯤 먹었다. 터키 샌드위치, 토마토 수프, 샐러드.2시부터 회의가 있었다. Syniverse 측에서는 8~9명이나 들어왔고, 우리쪽도 4명이었다. 솔직히 그렇게 많이 들어올 줄 몰랐다. 내가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해서 긴장이 되었는데, 덕분에 시작이 매끄럽지 못하였다. 데모 시스템 작동을 잘못해서, 약간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에 자기들끼리 어쩌구저쩌구 이야기를 하였다. 회의는 두 시간 정도 잡혀 있었는데, 내 느낌으로는 한 시간도 안 지난 것 같았다. Syniverse 쪽에서 자기들끼리 너무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 듯. 문제는 지들끼리 떠드는 얘기는 알아듣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거기에다가 내가 할 얘기를 동시에 생각하면서 영어로 말하는 삼중 부담이 있어서 꽤 힘들었다. 그냥 다른 사람들 회의 내용을 듣기만 하는 건 편했는데… 어쨌든 회의는 이후로 활발히 진행되었고, 내 생각으로는 수확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회의가 끝나고 사업팀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어졌다고 불만이 있는 것 같다. 개발팀과 사업팀의 입장 차이 때문인 것인지. 역시 협상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한 짐 덜어서 약간 홀가분.저녁에는 downtown 근처의 시장에 갔다. 일종의 쇼핑몰 비슷한데, 1,2층으로 되어 있다. 이런저런 가게를 구경했다. 어떤 가게는 대체 무엇을 파는 건지 분류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일종의 잡화점? 솔직히 그다지 눈길을 끄는 물건은 별로 없었다. 얘네들은 별의별 걸 다 만들어 판다는 느낌 정도? 저녁은 시장 안의 푸드코트에서 적당히 먹었다. 새우, 밥, 야채, 역시 반쯤 먹고 남겼다. 왠지 미안해지네. 이 부근은 백인보다는 남미, 흑인 계층이 많다. 해변은 거의 백인이었는데, 빈부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다들 주변 분위기에 걱정이 되는지 돌아오는 발길을 서둘렀다.방에 돌아와서는 다시 뻗었다. NBA final 6차전을 TV에서 방송하였는데, 역시 졸면서 보느라 주요 장면 다 놓치고, 결국 95-92로 마이애미가 승리하는 순간에 간신히 눈이 떠졌다. 확실히 이 동네는 WC(당시 독일 월드컵 시즌)보다는 NBA가 인기가 있는 듯 뉴스에서는 마이애미 우승 소식이 계속 흘러나왔다. 잠이 드려는 순간 창밖으로 우승을 축하하는 경적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나가서 구경해 보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쉬웠다. 잠든 시간은 1시 반쯤.6/21 (수)하루 종일 일정이 없는 관계로 차를 빌려 올랜도에 갔다. 8시에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차 빌리고 내비게이션 설정하는 등 잡다한 문제가 겹쳐서 출발이 많이 늦어졌다. 하이웨이를 타고 달리다가 아침 식사 겸 쇼핑을 하러 Sawgrass라는 동네에 들렀다. 무지막지하게 큰 outlet 집합소가 있는데, outlet 사이를 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침이어서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을 못찾았고, outlet에서도 마땅한 곳이 없어서 바로 되돌아 나왔다.올랜도까지 가는 길은 무지 길었다. 하이웨이로 약 3시간 반 정도. 차의 속도는 거의 80마일 이상 유지했는데, 실제 느낌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딱 100km/h 정도? 주변에 차가 적고 도로가 거의 일직선이라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름. 주변은 산이 하나도 없고, 건물도 없고, 나무랑 풀이랑 소랑 구름은 많았다. 햇살도 굉장히 밝고 따가움.적당한 exit로 빠져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베이글 샌드위치(오믈렛 등) 하나로 뚝딱. 가게 안에서 미국 도착 후 제일 괜찮은 여자애를 보았음. (실은 안경을 안썼다.)올랜도에는 약 2시쯤 도착. 디즈디월드의 Magic Kingdom으로 향했다. Magic Kingdom, Animal Kingdom, Universal Studio 등등이 모두 도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걸 다 보려면 일주일은 걸린단다. (끔찍하군)도널드 덕 표지판이 있는 주차장에 내려서, tram을 타고 입구에 도착. 다시 monorail 타고 진짜 입구에 도착해서 표를 샀다. 한사람당 입장료만 $67. 무쟈게 비싸다. 대부분 애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인데, 이애들은 지금 얼마나 흥분되고 기대하고 있을까.입장 후 이런저런 기념품 구경, 사진 촬영, 비 피하기, parade 구경 등으로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막판에 parade를 보았는데, 아쉽게도 중요한 첫부분을 놓쳤다. 망할 뚱땡이 점원 같으니.(물건 사다가 계산이 늦어서 놓쳤음.)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계속 움직여서 적당한 컷 잡기가 어려웠다.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한시간 반 정도만 구경하고 도로 나와야 했다. 아쉽아쉽. 컵 하나 사고, 티셔츠도 사고 싶었는데 고를 시간이 없었다.다시 온 길은 되짚어 마이애미로 돌아오니 밤 9시. 이런저런 일이 있고, 11시쯤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과 한 잔. 그 후에다른 구경도 좀 했음.(스트*쇼)돈 무지 깨졌다. 지금 지갑엔 달랑 $5 한 장 뿐. 팁은 어떻게 주나.
- 2009/07/01 13:05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