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30901
먹고 살기
혼자 낯선 땅에 오고 나니 일단 먹고 사는 문제가 젤 중요한데, 다행히 룸메이트가 한국 사람이어서 각자 따로 요리할 필요가 없다. 신촌에서 자취할 때도 어머니가 매주 반찬을 갖다 주셔서 뭔가 만들어 먹는 일은 전혀 없었는데, 여기서는 바랄 수가 없으니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사 먹을 수도 있으나, 끼니때마다 사먹는 것은 금전적인 부담도 있는데다 몸에도 그다지-_-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룸메이트와 합의 하에 이것저것 재료를 사다가 시도를 해보고 있다.나도 한국에 있을 때 해본 요리라고는 계란볶음밥 정도가 전부인데다, 미안한 얘기지만 룸메이트 형은 꽤 오래 나가 살았음에도 나보다 더 서툴고 모른다. 덕분에 여기서 해먹는 요리는 90% 처음 해보는 건데…하지만 나 자신도 놀란 게, 역시 사람은 어떤 환경에 부닥치면 어떻게든 방법은 찾는 것 같다. 3주 가까이 살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어봤는데, 거의 대부분 꽤 먹을만 했다는 점. 레시피도 안찾아보고 집에서 먹었던 기억만으로 대충 썰고 볶고 끓이고 했는데 나름 집에서 먹었던 맛과 크게 다르지 않은 녀석들이 나왔다. 물론 조리법이 대부분 간단한 편이라 그렇긴 하겠지만…지금까지 직접 해먹은 걸 꼽아보면 (주관적인 점수와 함께, 100점 만점),감자볶음(60): 밥 반찬이 너무 없어서 감자와 당근을 사와서 만듦. 거의 처음 만든 것이라 반쯤은 실패작. 일부러 소금을 거의 안 넣었으나 그럭저럭 먹을만 했음. 다만 칼질이 서툴러서 가늘게 채를 썰지 못하고.카레(80): 어차피 인스턴트 카레를 사다가 야채, 고기만 썰어넣고 끓이는 거라 별로 어렵지 않음. 다만 걸쭉해질 때까지 꽤 오래 걸려서 좀 놀랐음스파게티(90): 면 삶고, 야채 볶고, 소스 넣어서 같이 볶고. 유일하게 3번 이상 해 먹은 녀석인데, 할 때마다 나아지는 느낌. 처음 먹은 것과 최근 먹은 것이 아주 다르다.스테이크(70): 미쿡에 왔으면 스테이크를! 이라는 모토 아래 큼직한 쇠고기를 사다 팬에 구워 먹음. 그런데 너무 크다 --야채 수프(90): 쇠고기, 감자, 당근, 양파, 토마토를 물에 넣고 잘 끓여주시라요. (단, 넣는 순서를 잘 지켜서)샐러드(80): 이거야 뭐 썰고 뜯으면 끝이니 -- 양상추는 칼이 아닌 손으로매쉬포테이토(??): 이거 한다고 감자를 한 자루나 사왔는데, 냄비가 작아서 반도 못썼다. 문제는 감자가 너무 안삶아져서 냄비를 태워먹었다는 거. 어쨌든 결과물은 지금 냉장고에 고이 모셔져 있고, 룸메 형이 먹어본 바로는 맛은 나쁘지 않은 듯 싶다. 난 아직 트라이 안했음. -_-닭가슴살 구이(80): 이건 나 혼자 해 먹는 건데, 운동 끝나고 먹으려고 미리 준비해 놓은 거임. 오븐이 있어서 굽기 편하다.대충 이 정도인 듯. 앞으로 도전해 볼 만한 것도 많이 있으나(예: 불고기, 부대찌개, 국종류, 뷰리또), 과연 학기 시작하면 시간이 있을런지…
- 2009/09/23 09:01 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