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51502
아이고 쪽팔려라
책상에 앉아서 한창 프로젝트 코딩을 하다 말고 잠깐 쉬려던 찰나, 어디선가 엄청난 고음이 귀를 때렸다. 처음엔 스피커가 고장난 줄 알고 껐지만 소용 없음. 약 3초간 고민한 끝에 얻은 결론은”어딘가 불났구나!”그와 동시에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얼래?거실에 매캐한 냄새가… 우리집이잖아?그제서야 퍼뜩 든 생각. 행주를 빨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세제물에 담궜다가 삶고 있었는데, 이녀석이 다 타버렸고 연기가 나니깐 경보음이 울린거다.부랴부랴 가스불을 끄고,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켜서 환기를 시켰다. 방문을 열어보니 바로 앞집에 사는 여자애가 무슨 일인가 궁금한 얼굴로 나와보길래 요리중이었다고 대충 얼버무렸다. (행주를 삶는다는 게 뭔지 모를테니깐)귀청을 찢는듯한 소음은 1분여 정도 있다가 그쳤다. 혹시라도 911이나 어딘가 자동으로 신고가 가기라도 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 불난 줄 알고 우르르 몰려오기라도 하면 이 무슨 망신이람. 다행히 몇 분 지난 지금까지 아무도 오지 않는 걸 보면 괜찮은 것 같다.어쩐지 한참 코딩을 하는데 어디선가 타는 듯한 연기 냄새가 난다 싶었어. 하필 창문 앞에 바베큐 그릴이 있어서 그곳에서 나는 줄로만 생각했는데 내가 범인일 줄이야. 사실 그릴에서 타는 냄새가 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건만. 괜히 애꿎은 사람들보고 제대로 그릴도 못쓴다고 생각했네.그나저나 예전부터 흔히 듣던 행주 삶다 태우는 아줌마 얘기가 바로 내 얘기가 될 줄이야. 아직 서른도 안되었는데 이러면 어떡하나 걱정된다. 에효.
- 2009/11/15 15:02 에 작성